인천 반달
박준
혼자 앓는 달이
적막했다
나와 수간(手簡)을
길게 놓던 사람이 있었다
인천에서 양말 앞코의
재봉일을 하고 있는데
손이 달처럼 자주 붓는 것이
고민이라고 했다
나는 바람에 떠는 우리 집 철문 소리와
당신의 재봉틀 소리가
아주 비슷할 거라 적어 보냈다
학교를 졸업하면
인천에 한번
놀러가보고 싶다고도 적었다
후로 아무 것도 적히지 않는 종이에
흰 양말 몇 켤레를 접어 보내오고
연락이 끊어졌다
그때부터 눈에
반달이 자주 비쳤다
반은 희고
반은 밝았다
'일상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한강 - 편지 (3) | 2024.10.17 |
|---|---|
| 3연동 중문 수리 방법 (0) | 2024.10.16 |
| 지구의 질량 - 60해톤 (0) | 2019.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