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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인천 반달

by 시레미 2024. 10. 17.

인천 반달

박준

 

혼자 앓는 달이

적막했다

 

나와 수간(手簡)을

길게 놓던 사람이 있었다

 

인천에서 양말 앞코의

재봉일을 하고 있는데

 

손이 달처럼 자주 붓는 것이

고민이라고 했다

 

나는 바람에 떠는 우리 집 철문 소리와

당신의 재봉틀 소리가

아주 비슷할 거라 적어 보냈다

 

학교를 졸업하면

인천에 한번

놀러가보고 싶다고도 적었다

 

후로 아무 것도 적히지 않는 종이에

흰 양말 몇 켤레를 접어 보내오고

연락이 끊어졌다

 

그때부터 눈에

반달이 자주 비쳤다

 

반은 희고

반은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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